저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이 무거웠어요.
너무 솔직하고 직설적인 제목이라 피할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이의 탄생이라는 건 축복 외에 다른 의미가
없잖아요. 혹시나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까 잠깐 염려할지라도,
대부분은 건강한 아이를 품에 안는 기적을
경험하죠. 하지만 이 독일 부부에게는 이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뱃속의 첫째 아들 율리우스가 후두 뇌류라는 치명적인 진단을
받았거든요. 머리 뒤쪽 뼈가 덜 생겨서 뇌가 돌출하는
병이라는데, 검색만 해봐도 예후가 너무나 안
좋은 상황이었어요. 의사들조차 낙태를 암묵적으로 권하는
분위기였으니 부부가 느꼈을 절망감은 상상도 안 갑니다.

 

누가 감히 타인의 고통을 쉽게 재단할 수 있겠어요? 저는
그들의 입장이 되었다고 해도 어떤 선택을 했을지
모르겠어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고통 없는 이별을 택하라고
조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보그 부부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생명이 가진 가치 그 자체에
집중하기로 결심합니다.

 

우리는 죽을지도 모르는 아기를 낳기로 결심했습니다 삶의 기록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질문 😥

 

임신 기간 내내 그들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은 책으로 다 담아내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들이 율리우스를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사랑하고
대하는 모습은 정말 눈물겨웠습니다. 태동을 느낄 때마다
아기가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것 같았다고 하죠.

 

주변의 시선이나 조언도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왜 아직
낙태를 결정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대목에서는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쉽게
생명의 존엄성을 판단하려 드는지 느껴져서 씁쓸했죠.
부부는 그런 시선 속에서도 꿋꿋하게 율리우스가 주는
행복에 집중했습니다. 슬픔과 행복이 뒤섞인 참
이상하고도 소중한 시간이었을 거예요.

 

이 책의 미덕은 그들의 고통을 드라마틱하게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그저 담담하게 그들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이후의 모든 과정이 그들에게는
숙제이자 사명이 되었죠. 저는 이 담담함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느꼈습니다.

 

고작 두 시간, 영원한 사랑 ✨

 

율리우스가 태어나 세상에 머문 시간은 고작 두 시간이었어요. 두
시간. 이 짧은 시간을 과연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고작이라는 수식어로는 절대 담아낼 수 없는,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었을 겁니다.

 

이들을 담당했던 의료진들의 태도도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부부의 결정을 백분 존중하고, 마치 평범한 아기의
탄생인 것처럼 율리우스를 맞아주고 정성껏 돌봐주었습니다.
이런 의료진과의 만남은 그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거예요.

 

두 시간 동안 부부는 율리우스를 안고 사랑을 속삭였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곧 떠날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만큼은 온전한
가족이었죠. 이후에 찾아온 슬픔과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겠지만, 부부는 자신들의 선택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짧은 순간의 사랑이 모든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가치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율리우스는 그렇게 완벽한 존재로, 그들의 첫째 아들로 영원히
기억될 거고요.

 

시간은 잔인하게도 멈추지 않고 흐르더군요. 율리우스 없는 삶이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무너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율리우스를 찾아가고, 또
한편으로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마라톤을 하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어요.

 

놀랍게도 이후 그들은 에밀리아와 벤야민을 낳아 다섯 식구가
되었습니다. 하늘의 별이 된 율리우스까지 포함해서요. 세 아이의
부모로서 바쁘게 살아가지만, 율리우스의 존재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부부는 율리우스와 함께했던 세상을 되돌아보며
이 책을 썼고, 그 과정 자체가 그들에게는 큰 치유가 되었다고
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생명의 존엄성, 부모의 사랑,
그리고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용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만약 율리우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지금처럼 삶을 소중히 여길 수 있었을까요? 율리우스는
단지 짧게 머물렀을 뿐, 보그 부부에게 평생 잊지 못할 고귀한
선물을 남겨준 셈입니다. 이 책이 비슷한 고통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