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참 예쁜 그림책이 많잖아요.
그런데 우연히 밤의 세계라는 책을 접하게
됐는데, 첫인상이 정말 강렬했어요. 딱 보자마자 와,
이건 물건이다 싶은 느낌이었죠. 어쩜 이렇게 까맣고
어두운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제목 그대로 밤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섭거나 귀신 나오는 그런 밤
이야기는 절대 아니랍니다. 오히려 밤이라는 시간을
굉장히 철학적이고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책은 색깔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전체적으로 컴컴하고 어두운 검은색이 주를 이루고 있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짙은 그림자들만
가득 그려져 있거든요. 처음에는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어둠 속에서 오히려 아이의 감정에
집중하게 되더군요. 책에 등장하는 아이가 느끼는
어둠에 대한 감정이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방식이 참 신선했어요. 🌠

어둠은 과연 무서운 존재일까?
어릴 적에는 저도 방문을 닫고 불을
끄는 순간 느껴지는 그 캄캄함이 참
무서웠어요. 침대 밑에 뭔가가 숨어있을 것 같고, 커튼
뒤의 그림자도 괴물처럼 느껴지곤 했었죠. 아마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거예요.
밤의 세계는 바로 그 어둠 자체를 보여주면서 아이가
가진 두려움을 보듬어주는 것 같아요. 단순히
무서워하지 마라고 말하는 대신, 밤에는 이런 모습들이
있단다라고 덤덤하게 이야기 해주는 방식이죠.
그림자들이 주인공처럼 등장해서 밤이 가진
깊이와 신비로움을 표현하는데, 아이는 이
그림자들을 통해 자신이 무서워했던 어둠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았어요. 마치 어둠과
친구가 되는 과정이랄까요.
딱딱한 교훈보다는 정서적인 교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이 책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
마지막 페이지가 주는 경이로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 속을 여행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저는 잠시
숨을 멈췄답니다.
수많은 검은 페이지를 지나 만난 마지막은 알록달록
예쁜 색깔로 가득 채워져 있었거든요. 🎨 이전에 보았던
모든 그림자들과 어둠이 사라지고, 밝고 선명한
색채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그 감동이 정말
엄청나요.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는, 혹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마음의 평안을 얻은 듯한 극적인 대비가 주는
효과가 상상 이상입니다. 그 전의 어둠이
길었던 만큼, 마지막 페이지의 빛과 색깔이 더
소중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거죠.
이 책은 아이들에게 밤이라는 시간을 단순히 무서움의
대상이 아닌,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계로 인식하게끔
도와줄 것 같아요. 어쩌면 어른들에게도 어둠 속에서
발견하는 빛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
아닐까 싶고요.
두려움과 맞서고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도 세상의 모든 빛과 그림자를 잘
받아들이며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단순히 그림책을 넘어선,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찾으신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