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아침마다 혹은 해야 할 숙제를 미루는 아이를 보면서 혹시 또 핑계 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시나요? 우리 아이만 그런가 싶어서 괜히 마음이 불편해지는 부모님들이 참 많을 거예요. 하지만 이 책 이유가 있어요 를 읽고 나면 아마 그런 걱정들이 조금은 눈 녹듯 사라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가진 그 핑계와 변명 속에는 아이들만의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이 책은 아이가 왜 숙제를 못했는지, 왜 방을 치우지 않았는지 등등 다양한 상황에 대해 기발하고 엉뚱한 변명을 늘어놓는 내용입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외계인이 갑자기 나타났다거나, 예상치 못한 벌레들이 등장했다거나 하는 식의 정말 황당무계한 이유들이 줄지어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는 유머 포인트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어쩌면 아이들의 상상력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속에서 자라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 집 아이도 이 책을 처음 보더니 얼마나 깔깔 웃던지 모릅니다. 아마 책 속의 주인공이 자기 마음을 대신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아서 통쾌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이들은 어른들만큼 현실과 상상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잖아요? 그저 그 순간에 떠오르는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곧 이유가 되는 거죠. 책 속의 그림들도 정말 익살스러워서 내용과 찰떡궁합을 자랑합니다. 단순히 글만 읽는 게 아니라 그림을 보면서 아이와 함께 대화할 거리가 무궁무진하게 생겨나니 부모님들에게도 꽤나 반가운 책일 거예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 모든 변명들이 결국은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나름대로 설명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와 저도 함께 웃다가 결국은 그래, 네 이유도 이유가 될 수 있지 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덕분에 억지로 아이를 다그치거나 잔소리할 필요도 줄어들었어요. 그저 이유가 뭐였니?라고 부드럽게 물어볼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그 속에서 아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찾아내는 재미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또 읽는답니다. 아마 주인공에게 깊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심심할 때마다 꺼내보는 책, 부모님과 같이 읽으면서 마음을 나누고 웃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런 책이 아닐까 싶어요. 때로는 어른들의 시각에서 벗어나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가 보여주는 이유가 있어요 속 세상은 언제나 흥미롭고 재미있으니까요. 이 책을 통해서 아이의 숨겨진 마음을 들여다보는 따뜻한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