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아주 난리가 났다는 바로 그 책, 39층 나무 집을 드디어 읽어봤어요. 사실 이 시리즈는 워낙 유명해서 옆에서 아이가 읽는 것을 곁눈질로만 보다가 이번에 제대로 한번 빠져들어 봤답니다. 작가 앤디와 일러스트레이터 테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그들의 삶의 터전이자 창작 공간인 나무 집에서 펼쳐지죠. 그런데 이 나무 집이 정말 보통 나무 집이 아니에요. 처음엔 13층으로 시작해서 26층, 그리고 이제는 무려 39층까지 증축되었다니, 그 확장 속도가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법한 온갖 시설들이 이 39층짜리 나무 집 안에 다 들어있답니다. 바나나 스매셔와 레몬에이드 분수는 기본이고, 젤리 욕조, 마시멜로 발사대, 거기다가 상어 수조와 볼링장까지 추가되었다고 하니, 대체 이 사람들은 여기서 글을 쓰는 건지 노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에요.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아이들은 이 기발하고 엉뚱한 설정에 완전히 매료되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도 이 책을 펼치면 까르르 웃느라 정신이 없더라고요. 저도 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나오던걸요.
39층 나무 집에서는 앤디와 테리가 늘 그렇듯이 마감 기한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번에는 그들이 엄청나게 중요한 발표회에 제출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세상 모든 재미있는 것들이 주변에 널려 있으니 이야기가 제대로 써질 리가 없죠. 심지어 이번 권에서는 테리가 실수로 거대하고 끈적이는 마시멜로 괴물을 만들어내면서 소동이 시작됩니다. 이 괴물이 나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앤디와 테리는 또다시 엄청난 모험에 휘말리게 되는 거죠. 정말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답니다.
특히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상상력의 경계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답니다. 어쩜 이렇게 매번 새로운 층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추가할 수 있는지 작가들의 머릿속이 궁금할 정도예요. 39층까지 확장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정신없고 예측 불가능하게 흘러갑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예측 불가능함과 끊임없이 터지는 사건 사고들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이야기가 술술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도 함께 이 소동에 휘말리는 느낌을 받게 하거든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아마 앤디 그리피스의 유머러스한 글과 테리 덴톤의 생동감 넘치는 삽화의 환상적인 조합일 거예요. 글만 읽어도 재미있지만, 테리 덴톤의 그림은 앤디의 글에 날개를 달아주는 느낌이 들어요. 그림책이라고 하기엔 글의 양이 꽤 되지만, 그림이 페이지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어서 활자에 대한 부담이 적고 이야기가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순식간에 책을 읽어버리는 이유도 바로 이 속도감과 비주얼적인 재미 때문일 것 같아요.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한 시간도 안 걸려서 한 권을 뚝딱 읽어낸다는 후기가 많던데, 직접 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읽는 내내 나는 왜 이런 나무 집을 가질 수 없었을까 하는 부러움과 함께,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작가들의 능력에 감탄하게 돼요.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이런 책을 읽히는 것은 정말 좋은 투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가 다음 권은 언제 나오는지 계속 물어보는 것을 보니, 이 시리즈의 마법에 제대로 걸린 것 같네요. 다음 번에는 또 몇 층이 추가되어 어떤 기상천외한 시설들이 생겨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저도 같이 기다려야겠어요.